The Republic of Korea

2020 HIRA International Symposium and Training Co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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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사는 사람들

 

‘같이 사는 사람들’

 

함께 자취하는 누나들과 있는 카톡방 이름이다. 생각없이 지은 이름이지만 곱씹어보면 정말 그랬다. 아침엔 각자 출근하기 바쁘고, 저녁이 되면 야근을 하거나 혹은 각자의 친구를 만나느라 밥 한 번 같이 먹기 어려웠다. 밤이 되면 같은 집에 들어와 잠을 청하는 그저 같이 사는 사람들이 되어 있었다.

 

그런 우리에게 코로나19가 시작되었다. 사스처럼, 혹은 메르스처럼 금방 지나갈 거 같던 코로나19는 점점 길어지고 있었다. 올해 말까지 가거나 최악의 경우 앞으로 계속될 수도 있다는 전문가의 예측은 현실이 되어갔다. 1단계, 2단계 단계가 올라가고 확진자 수가 늘어날 수록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셋이 함께 모여 있는 날들이 많아졌다. 퇴근 후 누워 휴대폰만 만지던 날들이 점점 쌓이면서 새로운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졌다.

 

셋이 할 수 있는 재밌는 일이 뭐가 있을까. 인터넷을 찾아봤다. 흠. 글쎄. 급박하게 변하는 상황에 이벤트, 행사 등 모든 것이 멈춰있었다.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 공모전 하나. ‘부여 구드래 일원 활용방안 공모전’.

 

우리는 충청남도 부여라는 작은 시골에서 태어났다. 저녁 9시면 모든 가게가 문을 닫고 내가 20살이 되고 나서 몇 년 뒤에 처음으로 카페가 들어온 곳.

 

“셋이 이거나 한 번 해볼까?”

 

제안서를 만드는 내내 사실 다른 길로 새는 일이 더 많았다. 우리 셋의 첫 기억이 시작된 집. 그 집 앞에서 계란을 팔며 나를 유난히 예뻐하셨던 계란이 아저씨. 2층 침대에서 셋이 모여 녹음기에 아무 소리도 안 들리도록 녹음해보기 놀이를 하던 날. 누나와 싸우다 집 밖으로 쫓겨난 일. 누나들과 함께 놀다가 내가 사라져 혼자 경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 일 등. 공모전을 준비하는 2주 동안 우리는 코흘리개 어린애가 되었다가, 할머니댁 작은 방에 누워자는 꼬마애들이 되었고, 만나기만 하면 죽어라 싸우는 사춘기 아이들이 되기도 했다.

 

우리의 아이디어는 캠핑장. 구드래 일원 옆 백마강을 활용해 한강처럼 만드는 것. 우리가 구드래를 놀러가며 느낀 아쉬운 점을 담고 셋이 서울에 올라와 다닌 여행지들을 생각하며 아이디어를 녹여냈다. 장난처럼 시작했지만 꽤나 진지해져서 만든 제안서를 내고 난 뒤 느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표평가까지 가기만 해도 좋겠다고 얘기를 나누며 서류심사 결과를 기다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서류심사 결과는 나오질 않고 그 와중에 코로나19 상황은 점점 심각해져만 갔다. 목을 빼며 기다리던 중 부여군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지사항. 코로나19로 인해 발표평가는 생략하고 10월 8일 선정작을 발표하겠다는 내용이었다.

 

10월 8일. 오후 5시가 넘도록 뜨지 않는 심사결과는 뜨질 않았다. 지원자가 너무 많아서 발표가 계속 미뤄지나 의아해 하던 중, 결과가 발표됐다. ‘Team 알맹이들-우수상’. 우리였다. 셋 다 인생 처음으로 지원한 공모전에 우수상이라니! 그 길로 셋이 밖으로 나가 회식을 했다. 우리 동네에서 가장 비싼 장어 샤브샤브로.

 

서울광장을 지나가다 보고 내 마음을 사로잡은 글귀가 있었다.

 

‘냇가의 돌들은 서로 거리를 두었음에도 이어져 징검다리가 된다’

 

끝날 것 같지 않은 코로나19와 거리두기. 그 속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떨어진 징검다리가 되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우리끼리는 조금 더 붙어있는 알맹이들이 되기로 결정했고, 작지만 소중한 결과물도 만들어냈다. 밤이 깊을수록 밝은 달이 보이듯, 상황이 어려울수록 희망은 빛이 난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힘들고 지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지고 갈 수 없는 곳도 계속해서 늘어난다. 매일매일이 똑같은 코로나19 일상 속에서 우리는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들기 위해 공모전을 지원했고, 지금도 이 글을 작성하고 있다. 모두가 힘든 이 시기에 사람들이 절망이 아닌 그 속에 희망을 볼 수 있기를 응원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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